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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이 사라지면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진다고? 정치/사회/국제

요즘 국가보안법 개폐문제로 참 말이 많습니다.

한쪽에서는 냉전시대의 산물로 정권유지 목적으로 쓰인 반인권적 악법이므로
폐지해 마땅하다 말하고 있고,
또 다른 쪽에서는 그것이 없다면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는 존재할 수 없기에
지켜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이 사회에서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 이토록 말이 많은 것은
바로 북한에 대한 시각이 무척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국가보안법 폐지론자입니다.
이 나라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 마땅하다 생각하는 사람이지요.
그러한 생각으로 이글루 밸리의 주제에 맞게 글을 써보려다가
이유가 너무너무 많아서 쓰다가 포기해 버렸습니다 ㅡ.ㅡ)
그러다가 한가지 근본적인 생각에 미쳐 다시 글을 썼습니다.

현재의 국가보안법과 대치되는 대상은 바로 북한입니다.
다시말해,
우리가 북한이라고 부르는 집단,
그리고 그곳의 지배사상이라 믿고있는 공산주의에 대한 시각이
국가보안법의 존폐여부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우리나라의 헌법 제 1조입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기본은 민주주의이고
왕정이 아닌 공화정의 나라임을 밝히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의 성격을 규정하는
근본중의 근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옛날,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독재정권이 바로 북괴공산집단이고,
이땅이 공산화가 되면 자유민주주의도 무너진다.
고로 우리는 철저한 반공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가르쳐왔지요.

하지만....
북한의 정식 국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입니다.
민주주의의 반대는 공산주의로 찍어도 될만큼
귀에 못이 박히도록 열심히 세뇌를 당했건만
어째서 저들은 민주주의라는 말을 쓰는가?
뭔가 이상하지 않으셨었나요?

잠시만 생각해 보면 아시겠지만
민주주의는 통치사상이며,
공산주의, 사회주의는 경제사상입니다.
자본주의에 반대되는 것이 사회주의이며
민주주의의 반대는 전제주의 혹은 독재인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반대는 사회주의가 절대 아니라는 것이죠.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국민의 뜻이라면 수용할 수 있는 정치사상....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런 이상한 사고를 가지고 살아왔던 것일까요?
그것은 6.25의 비극과
정권의 필요라는 기형적인 결합에 기인합니다.

동족상잔의 비극, 6.25....
그것은
동서냉전의 불꽃이
해방된지 얼마 안된 이땅의 계급불화에 옮겨붙어 발생한
역사적 비극이었습니다.
그리고 종전이 아닌 휴전이 됨으로서
끝이 아닌 계속적인 다툼을 가져왔습니다.

전쟁을 겪은 남북의 정권들은
대내외적인 정권유지의 필요성을 과다하게 인식해 왔고,
각자의 정권의 유지를 위해
막강한 영향을 끼치는 미/소와 입장을 같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외부적인 여건이 아닌
내부에서의 정권에 대한 도전에 있어서도
외부의 도전자와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방법으로
쉽게 정권을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북한의 경우
6.25 전쟁 후 엄청난 숙청이 이루어졌고,
남측의 경우
정권을 잡고있던 집권세력들은
냉전시대에 자본주의를 선택한 미국과 뜻을 같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익이라는 선택을 한 그들은
자신들의 정권유지를 위해
6.25의 아픈 기억을 반공론과 결합시키고
반공=자유민주주의라는 해괴한 공식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러한 한국식 매카시즘을 통해
자신들의 반공론과 배치되는 모든 세력을
자유민주주의의 적으로 규정, 제거한거죠.
그리고 6.25의 아픈 기억을 가진 국민들은
그 이면의 진실을 모른 채
혹은 무자비한 탄압에 굴복하여
그에 수긍하게 됩니다.

박정희정권이
김대중과 재야인사를 탄압하여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데에도
그러한 방법이 사용되었습니다.
반공법이 시행되고, 대통령 긴급조치가 발동되었고,
XX당 간첩사건 등등이 그런식으로 조작되었으며
정권의 뜻에 반하는 사람들이 그런식으로 희생되었습니다.

10.26 이후 독재정권의 몰락과 민주주의의 부활을 꿈꾸었지만
전두환/노태우의 군사쿠데타는
그런 열망을 다시 꺾어버립니다.
그들은 정권을 보장받고자 했고
과거 정권의 전철 그대로
한국적 매카시즘을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한국적 매카시즘의 결정판으로 등장하는 것,
그것이 "국가보안법"입니다.
반인권적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국가보안법은
내란 외환 등의 상황에도
다른 법률로 얼마든지 유지 가능한
국가의 안보유지 목적이 아닌
정권을 가진 자들에게 있어
정권에 도전하는 자들을 처단하는 전가의 보도가 되었습니다.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이 그 대표적 예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진실을 모르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상처로 남은 이들에게는
그릇된 신념과 불안감을 심어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사고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바로 국가보안법 개폐에 반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옛날에 자행되었던 여러 일들이
정권의 잣대가 아닌 국민의 잣대로 다시 조명되는 것 또한
자유민주주의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사회주의가 이 나라를 망치는 길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에 있어
사회주의의 일부 요소를 결합한
수정자본주의가 시행되고 있음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순수 자본주의도, 순수 사회주의도 아닌
국민의 필요에 맞는 정책을 채택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만이 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나라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사상의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수 권력자의 입장이 아닌
국민의 선택이 우선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에 반하는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마/땅/하/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덧글

  • 빈센트파우스트 2004/09/09 23:26 # 삭제 답글

    흠냥.. 같은 칼로 사람도 잡을수있고 돼지잡아서 삼겹살 구워먹을수도 있는거죠. 오늘 내일 여신만나러 갈 본인에겐 별 필요없는 일이다만. 뭐 알게뭡니까. 폐지하든 말든. 내 목숨 살려주는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해도 당장의 폐지는 시기상조. 수정이나 개폐라면 모를까나.
  • 빈센트파우스트 2004/09/09 23:32 # 삭제 답글

    쩝 그리고 국가보안법폐지가 국민절대다수의 뜻인지 아닌지 정확히 모르죠. 이런저런 토론겟판돌아다녀봐도 혼미하던데. 수도이전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국민투표하지도 않고 지네들 말이 국민 전체의 뜻인양 부풀리는 딴나라와 려루당.
    그리고 국민의 잣대가 비틀어졌을때 그걸바로잡는게 바로 원로들이죠. 스위스에서도 징병제가 폐지로 국민투표50프로가 넘었을때 보수원로들이 목에 피맺히는 설득으로 국민들을 설득해서 다시 징병제가 있게됐고요.[간단하게 그때 젊은사람들이 군대가기 싫어서 요새의 전쟁은 단추전쟁이니깐 징병가서 뭐하냐] 이런식. 국민다수의뜻이라고 언제나 옳은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푸른마음 2004/09/10 00:16 # 답글

    빈센트파우스트//
    저도 제 뜻이 절대다수라거나 하는 건 아니고,
    타인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도 압니다.
    다만 제 생각은 이러하다는 것이죠.

    다수결이 언제나 옳을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다수결이 있는 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사회생활의 편의와 관계된 문제이지요.

    원로의 역할 또한 원칙적으로는 빈센트님의 의견과 같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원로가 결정내리는 것이 아닌,
    원로의 충고가 작용한 가운데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 옳다 생각합니다.
    원로들이 해 줄 일이 바로 그런거죠.
    하지만 결정을 원로들이 해서는 안되겠지요.
    그렇다면 그건 민주주의가 아닌 원로원 체제일 것이니까요....

    그런데 원로들의 의견 또한 갈라지고 있습니다.
    정권의 영역 안에 있던 사람들과,
    재야운동가들이라 불리는 사람들....
    그런만큼 충분하고 자유로운 의견교환은 필수적입니다.
  • 푸른마음 2004/09/10 00:16 # 답글

    다만 한가지 제가 긍정할 수 없는 면은
    국가보안법의 폐지가 시기상조라는 말씀입니다.
    물론 욕나오는 부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믿을만하다는 것이 제 소견입니다.
    현재의 군전력 및 사회안정상황에 대하여 신뢰할 수 있기에
    그러한 상황이 국가보안법의 존폐여부에 따라 변한다고는
    전혀 생각되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낡은 유물은 정리함이 옳다고 봅니다.
  • 빈센트파우스트 2004/09/10 00:41 # 삭제 답글

    뭐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한만큼 넉넉하게 시기를 갖고 서로를 설득시켜가며 판단해야할 문제겠죠.누가 절대적으로 옳은것도. 나쁜것도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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